조기를 소금에 절여서 말린 것을 굴비라고 해요.

같은 생선인데 왜 말리지 않은 것은 조기라고 하고 말린 것은 굴비라고 할까요?

조기가 굴비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고려 시대의 척신(임금과 성이 다르나 일가인 신하) 이자겸 때문이에요.

이자겸은 자기 딸을 고려 16대 임금인 예종에게 시집을 보냈어요.

그리고 자기 손자를 임금(인종)으로 만들었지요.

왕의 외할아버지가 된 이자겸은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자겸은 그것도 모자라 자기 딸 둘을 다시 인종에게 시집보냈어요.

인종은 이모들과 결혼을 한 것이고, 이자겸은 임금의 외할아버지이자 장인이 된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이자겸은 임금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나랏일을 자기 마음대로 했어요.

이자겸의 횡포는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임금이 되기 위해서 임금을 죽이려고까지 했어요.

하지만 이 계획은 실패하였고 이자겸은 전라남도 영광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어요.

이자겸은 영광에서 소금에 절여 말린 조기를 먹게 되었어요.

“조기 맛이 아주 기가 막히구나! 이렇게 맛있는 생선은 임금님도 못 먹어 봤을걸.”

조기 맛에 반한 이자겸은 영광의 조기를 임금님에게 보냈어요.

이자겸은 조기를 보내면서 '비록 귀양살이를 하지만 결코 비굴하게 굽히고 살지는 않겠다.'라는 뜻으로 생선의 이름을 굴비라고 적어 보냈어요.

이자겸의 뜻을 임금이 알아차렸는지는 모르지만 임금도 굴비를 아주 좋아했어요.

그 후로 소금에 절여 말린 조기를 굴비라고 불렀고, 영광 굴비는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라가는 명물이 되었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이자겸이 임금에게 굴비를 선물로 보낸 이유 때문인지 굴비는 귀한 사람에게 드리는 선물로 인기가 많아요.

경험, 자연, 좋은 재료가 만나 제대로 된 맛을 만들어 냅니다.